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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07년

인천에 갑시다.

by 스카이。 2007. 11. 22.




동생이 집에 오더니 묻습니다.

"야, 자전거 없어졌더라?"

"?!?! 님 지금 뭐라고 했어요?"

"자전거 없어졌다구"

"!!!!.
 지금 당신 나랑 3년차이 나는데 그렇게 막 말해도 되는겁니까?"


라고 반박해보지만,
이미 신뢰를 너무 잃어버린 집안의 첫째는 무기력한 존재입니다.

뭐, 요즘 동생이 질풍노도의 시기인
사춘기를 겪고 있어서 까칠해졌으니 착한 첫째가 참아야죠.

네, 전 착합니다.
그것만으로 위안 삼으며 제 2부 시작 됍니다!

그나저나..
제 착한 동생은 언제쯤 다시 돌아오는걸까요 ...
제가 너무 막 대해서 그것이 되돌아오는걸까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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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너무 늦게 왔지?



다음날 온다고 절 믿고 기달려달라고 했었는데,
너무 늦게 와버린 나머지 삐졌습니다.

그것보다도...
네.. 기분나쁜 것이 있지요..

여하튼 다시 앞으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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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풍경의 계속


길을 가는데,
왠 고3으로 보이는 4명 중 한명이 다가옵니다.

혹시 내가 무언가 잘 못한게 있나 몇초동안 곱씹어보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4초정도 동안이였지만, 주마등처럼 어제부터 현재까지가 스쳐지나갑니다.

"저기요, 죄송한데요 이 근처에 PC방 있나요?"

아.. 그저 묻는거였구나,
라며 안심을 한뒤 대답해줍시다.

"제가 이 근처에 안 살아서 모르겠습니다."


저 말때문에 그런지,
앞으로 20분동안 길을 가면서 주위를 살펴보는데,
정말로 PC방이 안보입니다.
우와.. 뭐랄까.. 무척이나 심심한 동네처럼 보입니다.

부동산 / 음식점 외에는 다른 건물들 보기도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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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앞으로 쭉가라고 합니다.


얼마동안 달리다보니,
저에게 빛과 소금인 표지판이 나옵니다.

앞으로 쭉가라고 하니깐 전 믿고 따라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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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에?


그런데, 이쪽에선 판교.일산으로 빠지는 길뿐입니다.
그렇다면 차도를 통해 달려야하는데..
그것은 왠지 나쁜짓 같습니다.

어쩔수 없이 돌아가서 다른 길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그렇게,
인천대공원이 표시 되어있는 길로 향해가기 시작했습니다.

뭐랄까..

인천대공원인천이 표시되어 있는것 만으로도,
그곳이 인천이구나! 라고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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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 님 지금 나 찍는거냐능?


혼자서 잘 놀고 있길래 찍어주니깐,
절 경계하기 시작합니다.

멀리 있으니 도망가지는 않습니다만,
전 가까이 지내고 싶은데 얘는 마음을 안 열어주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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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 초상권이 있거든요?

그 뒤에 숨으면 안 보이줄 아나!
땍히.

좀더 놀아주고 싶은데,
겨울은 낮이 짧으니 앞으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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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마에 빠지다!..


사람이 너무나 없는 길입니다.
그러나, 도보는 크게 만들어져 있군요.

여하튼 한참을 헉헉거리며 올라가는데,
차들이 뿜어내는 매연에 켁켁 거렸습니다.

여기서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빨리 달려서, 이곳을 좀더 빨리 나갈까?
하지만, 빨리 달릴수록 헉헉 거리면서 들이마시는 양이 더 늘어날텐데..

천천히 달려서, 조금씩 공기를 들이마실까?
하지만, 그만큼 들이마시는 수가 늘어날텐데...


무엇이 좋을까 결정하기만 하다가,
결국엔 후자쪽으로 선택되어버린듯이 천천히 달리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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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다 >ㅅ<// 반가워요!


그나저나.. 이분들 왜 땅을 뒤엎는건가요?

혹시, 연말이 되었다고 느낄수 있는것중 하나인,
새 보도블럭 깔기 인가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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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풀 심고 있군요


...

음.. 그런데, 겨울 되면 얘들 다 죽지 않나요?
겨울에도 사는 생물인가보구나 하고 넘어가 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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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


손님이 王이다 처럼 행세해 줍시다.

"오냐~" 라고 거만하게 말해줍시다.


그런데,
이쪽으로 가면 되는걸까요..?

근처에 공중전화가 보이길래 아빠한테 전화해보기로 했습니다.

1633 콜랙트콜~!

"누구세요?"

"아, 아들인데요."

"... 무슨일이니?"

"댁의 아드님은, 꼭 일이 있어야 전화합니까?"

"네가, 조심히오세요라든가, 일찍 오세요 라든가 라고 한적이
 중2때 이후로 없는것 같아서 그런다."

내심 아들의 전화를 기달리는 아버지이군요.
하지만 전, 아들/딸이 있다면 딸의 전화를 더욱더 기달릴꺼에요.
네, 미래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인천으로 갈려구하는뎀, 부평구를 나왔거든염?
 음.. 뭐랄까 이쪽으로 가면 서창? 인가 써져있는데, 이길이 좀 아닌듯 싶3"

"뭐하러 인천까지 가니? 어디보자, 인천갈려면 그쪽이 아닌듯 싶은데,
 부평쪽으로 해서 ~~~~~~~~~~~~~~~~~~~"

"헐? 그게 사실이라면 좀 무섭근염. 되돌아가야 된다는 말이3..."


그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후,
되돌아 가기로 결정한 1人

그나저나 전화하는데 계속 1633 돈나온다며 투덜거리지만,
아들과 전화를 오래 하고 싶어하는 츤츤거리는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뭐 어찌 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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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시 실례하겠습니다.


그리고 어찌어찌 해가지고,
아까 일산/판교 쪽으로 가는 방향으로 다시 가게 되었습니다.
네..

아까 저는 길 오른편으로 갔었는데,

왼편으로 가니깐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있군요...


컥.. 내 40분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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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나 이런사람이 있군요.

흠..
이런 낙서가 있는 반면,
좀더 가다보면 우체통엔 다른 낙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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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 가슴따뜻하군요.


그러나, 우체통 닦는 사람에게는
일거리가 더 생기는 수고를 만든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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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무서운 곳.


내심 이런곳을 가길 원했지만,
진짜로 가보게 되니 무섭습니다.

말소리가 울리고,
발소리가 크게 들립니다.

독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마땅히 포즈가 생각나지 않기에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여기를 넘어가니 엄청난 모래폭풍이 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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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선 표현되지 않는군요...

왼쪽이 공사현장이라 그런지,
참으로 많은 모래가 날라다닙니다.

간단한 보호장비인 마스크도 없는 제겐
커다란 피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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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저 지나갈때만 멈춰주시지요.


매너좀 해달라고 외쳐보지만,
자연 앞에선 나약한 소년일 뿐입니다.


어찌됐든!
이제 부천역 다음인 부개역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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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여기까지 오기까지 4일넘게 걸렸구나.


음..
그런데 이쪽엔 길이 없습니다.

---------------부개역-------
현재 위치 ㅁ

부개역 반대쪽으로 넘어가야 할텐데.. 마땅히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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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걸 올라가야 된다는 말씀?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빙판길 계단을 올라가야 겠습니다.

그나저나 미끄럽습니다.

양손은 자전거를 들어올리고 있어서,
넘어지면 최소 아플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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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부평역을 향해!


뭐랄까..
집 근처에 있는 5호선은 지하로 다녀서 따라다니기 불편했는데,
1호선은 지상에 튀어나와있어서 따라다니기 편합니다.

이것만 쭉따라가면 인천이 눈앞은...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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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부평!


후우, 이제야 진도가 쭉쭉 나가는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주위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습니다.

뭔가해서 구경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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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연예인이라도 있나 라고 싶지만,
할머니 / 할아버지들만 계신걸로 보아선,

신세대 스타는 아닌듯 보이고..
뭘까 라고 자세히 바라봐도,
왜 모여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걍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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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엌어커엌어커엌ㅇ


횡단보도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는데,
따뜻한 바람이 붑니다.

아~,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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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야.


앗흥~응.

저도 모르게 이곳에서 3분을 빼앗겨버렸습니다.
정신차리니 신호등이 2번이나 바뀐듯 싶습니다.


네..
아무렴 어떻습니까,
지금 이 추위속에서 전 제가 있어야 할 곳을 찾았어요.

아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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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이런,
저도 모르게 악마의 유혹에 넘어가버렸습니다.

너무 따뜻해서인지

정신줄 놓아버렸나봅니다.

게다가, 입 왼쪽 끝에서 침이 좀 흘렀습니다 (드..드럽다니요!)


다시 정신줄을 잡고, 나아갑시다.
근데, 발걸음을 떼기가 힘듭니다..

흑..
미안, 난 아직 갈 길이 너무 남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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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 공원.


추워서 그런지 사람은 없습니다.
좀 둘러보고 싶지만,
달이 점점 진해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촉박해져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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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걸린 달.


후..
슬슬 배도 고프고, 피곤 하기도 하고,

장갑도 안 낀 손은 차갑고,
너무 차가워서 간지럽고..

가끔 정신줄 놓아서 헛발길을 해 페달을 놓쳤을때,
그 페달이 무릎을 치는데 오늘은 총 3번 쳤습니다.
바지를 걷어 올리니 까졌더군요..

아아.. 짱나염.
하지만 근성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외로운 라이더가 있습니다.

우와~ 뭔가 멋져보입니다.
하지만 콧물이 자꾸 나오는건 창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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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디서 왔니?


달 반대편에선 저런게 지나가는군요.
아아.. 아무생각 없습니다.
페달을 밟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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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나의 나침판이여.

길을 잃어버렸나 싶었지만,
다행히도 이것을 찾았습니다.
이것만 있다면 전 어디든지 갈 수 있거든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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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제 얼마나 남았나 확인 할려고 하는데,
지하철 노선도가 오늘도 지갑에 없군요...

마침 역도 가까우니 하나 챙겨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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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정거장 남았습니다.


헐..
가까워 보이는 8정거장 같지만,
1호선은 역마다 거리가 꾀 되는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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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햇님도 자러갑니다.

그나저나,
노을은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아아..
지금 한겨울 어딘가에 버려진 제 마음조차도 따뜻해지는것 같습니다.
네, 마음만 따뜻해질뿐,

손과 발은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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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역에 도착했습니다.


표지판이 없더라도,
지상의 지하철이 지나가기에 움직이는게 편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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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슬슬 가까워져 가나봅니다.


인천대학교니깐 인천에 있겠지요.

네, 분명 그럴것입니다.

음..
그런데 옆에 있는 붕어빵가게를 보니 좀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

'붕어빵에는 붕어가 안 들어가있는데!'

설마, 저 진리가 여기까지 통하겠습니까?
그나저나, 대학생이 되서 대학위치도 모르는건 좀 큰문제 아닐까 싶은데..
뭐, 자잘한건 넘어가죠.

전, 5분거리도 안되는 고등학교근처에 살았는데,
고등학교 입학식 전날까지 제가 다닐 고등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던 사람이니깐요.

네,
그날 어머니께서 넌 참 ...
이라며 말 끝을 흐리신게 기억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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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석역에 도착!

후후..
슬슬 끝이 보여가기 시작하는데 말이죠?
점점 긴장의 텐션이 높아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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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거울 앞에서 찰칵.


역시나 저는 안나오는 사진...

엥?
에엥?

에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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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젠장. 설마 난 여태까지 이것도 몰랐던건가...

큰일입니다.

제가 너무 세게 달린탓인지..
저것도 확인 하지 못한채 계속 달렸었군요..

네..
뭐냐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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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뭐야 저 이상한 가르마는!


저런 모습을 계속 들어낸채 달렸던겁니까?
OTL.

샤프하고도 도도하면서 귀엽고 깜찍하며 Lovely~♡♡♡ 한 제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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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좀 오버했군요.


여하튼,
상당히 추한 모습으로 계속 달렸군요.
머리 손질 해준뒤에 다시 나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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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디로 가지.

또.. 길을 잃은듯 싶습니다.
지하철 따라가는것도 길을 잘못 왔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이 글 어떻게 끝맺음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네...

사실 인천에 가는거 실패했거든요 ㅠ

인천공항으로 가는 다리 앞에서,
되돌아 오니 새벽 1:30가 넘어가는 시간입니다.

...


뭐랄까..
인천에 가겠어!
라면서 당당히 외치던게 몇일전인데..

기진맥진..
인천에 도달하지도 못하고,
바다도 못 보고...

되돌아 왔군요..


이번에 패배... 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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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어제까지 빨간불이야?